출간일 : 2015년 9월 25일
328쪽 | 500g | 148*225*14mm
ISBN-13 : 9791186659489
소프트웨어 장인 : 프로페셔널리즘, 실용주의, 자부심 원제로는 The Software Craftsman-Professionalism, Pragmatism, Pride 입니다.
이 책은 로버트 C. 마틴 시리즈로 열한 살부터 코딩을 시작했고 열아홉부터 코딩으로 돈을 번 경험이 있는 브라질 출신의 산드로 만쿠소가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서 소프트웨어 장인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아는 동생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며 추천을 해줘서 읽게 된 책이죠.
평소 책을 고를 때 다른 것 보다 무게를 먼저 확인하고 나머지를 고르는 제 버릇때문인지 무게가 가볍다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면서 추천을 해 주더군요.
한동안 기술서적에 손을 못 대고 있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슬럼프가 좀 길게 온 탓에 기술 서적을 읽는 것은 물론 코딩 한 줄 손대는 것도 고통스러웠습니다. 회사 일이야 돈 벌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지만, 집에 와서는 매일 인텔리제이를 켜놓고는 한 줄도 못 짜고 끄는 날이 대부분인 요즘이었습니다. 이럴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래! 이럴 때는 책을 읽으면서 뭔가 계기를 만들어야 해"라는 생각에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빠르게 한번 읽고 난 다음에 포스트를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약간의 시간을 두고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인데, 아마도 그때는 다른 느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부터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들을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으로 정리를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의 구성을 제 나름대로 보면 대충 아래와 같은 구성입니다.
1~3장은 애자일과 장인 정신에 대한 정의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해서 애자일이 나타났고 어떻게 소프트웨어의 장인정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정의를 마친 저자는 자연스럽게 4장부터 본격적인 장인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본인의 실제 경험을 적절히 녹여서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 노력이 느껴집니다. 이런 이야기는 1부의 끝인 8장까지 계속됩니다.
2부에서는 9장에서 13장에 걸쳐서 회사를 어떻게 소프트웨어 장인들이 일하는 장소로 만들어 갈 수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주로 풀어냅니다.
그리고는 14장부터 16장까지 개발자가 어떻게 하면 소프트웨어 장인이 되기 위한 긴 여정을 바르게 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하면서 책을 마무리합니다.
아! 부록에서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 장인에 대한 오해를 풀어내는 것을 잊지 않았네요.
책을 사면 서문과 추천사는 무조건 먼저 읽는 것이 버릇입니다. 이 책의 추천사는 엉클 밥(로버트 C. 마틴의 별명) 아저씨가 쓰셨습니다. 엉클 밥 시리즈의 책이니 당연하겠죠. 추천사를 읽는 중에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아픔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당신과 나 그리고 모든 프로그래머가 겪는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수준 이하로 일을 마무리했던 경험, 전혀 프로답지 않았던 경험, 더 나아지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던 아픔 등에 관한 일화와 그 치유법을 담았다."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아픔"이 느껴졌던 책입니다. 내 자신이 얼마나 무능력한지 그리고 얼마나 무식한지 그리고 얼마나 게으른지를 뼈저리게 그리고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소프트웨어 장인의 길에서 멀어져 왔는지를, 그리고 현재 내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해 주는 책입니다. 맞습니다. 이 책은 "아픔"에 대한 책이네요. 다른 누구도 아니고 저의 아픔에 대한 책입니다. 추천사와 다르다면 저에겐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라는 부분만 다를 듯합니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마음속으로는 변명을 계속 뱉어내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계약에 매여서 다른 방식의 시도 같은 건 꿈에도 꿀 수 없다고... 테스트를 짜고 있는 동안 들어오는 윗분들의 압박을 견디기는 쉽지 않다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저자는 저의 변명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은 것은 노력이 부족했을 뿐이라고...
사실 책 제목을 보고는 기분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장인이라는 호칭을 달만큼의 능력도 안 되지만 일정 부류의 개발자들이 서로에게 장인이라는 호칭을 달아주고는 으스대는 모습이 생각났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책은 아니더군요. 여기에서 장인은 프로의식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프로의식을 가지고 더 나은 개발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장인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는 대부분 내용에서 애자일 방법론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애자일 방법론이라던가 그 세부 절차인 페어프로그래밍, TDD 등을 맹목적으로 따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데 애자일의 개발방법론이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런 개발방법론은 개발방법론을 따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계속해서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 제대로 된 개발자, 프로로서의 개발자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볼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누구보다도 3~5년 차의 개발자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언젠가 그들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위치가 된다면 절대 저처럼은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미리미리 준비해서 프로의식 가득한 개발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은 10년이 넘도록 개발자 또는 개발자 출신의 관리자를 하는 분들께도 권합니다.
제대로 관리하고 제대로 개발을 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로 그리고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에서.. 그리고 제대로 개발하려고 하는 후배들의 걸림돌이 되지는 말자는 마음에서...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연차가 고참 개발자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를 바라면서...
다음으로 자신 있게 "난 개발자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살고 싶은 개발을 사랑하는 모든 개발자에게 권합니다. 정말 제대로 된 프로개발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마음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끝나게 된 책입니다.
이왕 정신 차린 거 TDD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해봐야겠어요. 회사가 언젠가 받아들여 주는 날까지 제 개인 프로젝트들에라도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 책 정말 가볍습니다. 부록까지 330여 페이지에 무게는 500그램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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